광주 구청장회의 차기 시장 건의안 논의
자치구 재정 광주 36% 확대, 이양사무 등
북구·동구 중심 ‘무등구’·‘광주구’ 조례 등 광주구청장협의회가 올해 초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왼쪽부터), 문인 북구청장, 임택 동구청장, 김이강 서구청장, 김병내 남구청장. /뉴시스
광주 5개 자치구들이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게 교부세 확대와 자치구 권한 이양을 골자로 건의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합특별시가 되면서 자치구에 대한 예산과 권한 재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재정 자립 요구마저 커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자치구들의 움직임이 차기 통합시장의 리더십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6·3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예정인 통합특별시장에게 건의할 안건들을 내부적으로 취합하고 있다.
이번 건의안에는 ▲자치구 재정 강화안 ▲자치구 이양사무 확정 ▲자치구 교부세 확대 ▲지역구 명칭과 관련한 조례 수립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교부세 문제는 핵심 의제로 꼽힌다. 현재 광주 자치구들이 시비의 23% 수준을 지원받고 있지만 전남 시·군은 27% 안팎을 교부받아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통합 이후에도 이 같은 격차가 유지될 경우 행정서비스 수준과 재정 여건에서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임택 구청장협의회장은 “통합특별시 출범 과정에서 전남·광주 간 교부세의 ‘무게추’를 맞춰달라는 입장이다”며 “구체적으로 광주는 36% 수준까지 교부세를 조정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최소 30% 이상은 교부세가 확보돼야 자치구에 적정 권한을 이양하고 통합특별시와 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치구 이양사무 역시 주요 요구사항으로 꼽힌다. 구청장들은 일부 도시기본계획·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권한을 비롯해 각종 인허가권,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관리 업무 등의 이양을 차기 통합특별시장과 논의할 예정이다.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광역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업무는 자치구가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구청장들은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실질적인 자치분권 강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자치구 명칭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일본식 방위 개념으로 지적돼 온 동·서·남·북구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북구와 동구가 ‘무등구’ 명칭을 놓고 경쟁하는 것으로, 동구는 ‘광주구’라는 명칭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합 이후 행정구역 명칭에서 ‘광주’가 사라지는 만큼 지역 정체성을 계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 회장은 “당초 통합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일부 내용을 반영하려 했지만 최종안에는 담기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빠진 부분들은 향후 조례 제정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협의회 소속 구청장들은 선거 출마로 대부분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협의회는 직무가 재개되는 오는 4일 이후 회의를 열고 건의안 내용을 확정, 이후 차기 통합특별시장을 만나 건의안을 공식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5개 구청장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만큼 민형배 민주당 통합특별시장 후보 당선을 전제로 실무 검토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 후보도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만일 당선이 된다면 자리를 만들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광주 5개 구청장들은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자치구 재정권 강화 등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지난 3월에는 통합특별시장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에게 ‘자치구 재정권 강화 관련 질의서’를 전달했을뿐 아니라, 민주당 통합특별시장 경선 과정에서도 주요 후보들과 자치권·재정권 확대에 대한 정책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