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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날라' 건설사들 분양 시기 '저울질'···봄 성수기 무색

입력 2025.03.13. 06:00
2월 아파트 분양 실적률 '반토막'…청약 수요 위축
3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 하락…"지역별 양극화"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사진은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아파트 모습. 2025.03.1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봄철 분양 성수기에도 분양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일부 단지들이 분양 시기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분양 시장에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한 가운데 '최대한 시점을 늦추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일정이 연달아 밀리고 있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비관적인 전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전국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가 평균 2.5p(포인트) 하락한 72.9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기준치 100을 밑돌면 분양 시장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0월 99.3까지 오른 지수는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11월에 98.2로 하락한 뒤 12월(82.0)과 올해 1월(71.4)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75.4로 반등했지만, 이달에 다시 하락했다.

수도권은 3.2p(76.7→73.4), 비수도권도 2.3p(75.1→72.8)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3.3p(66.7→70.0) 올랐지만, 인천이 11.5p(76.0→64.5) 급락했다. 서울도 1.4p(87.1→85.7) 하락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연초부터 강남권에서 상승 흐름이 나타났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기점으로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나타났다"며 "비강남 인기 주거지역과 경기 주요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하면서 분양전망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비수도권은 대전이 20.3p(69.2→89.5)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경남 7.3p(69.2→76.5), 충북 2.7p(70.0→72.7), 제주 2.4p(80.0→82.4), 충남 2.2p(77.8→80.0) 순으로 상승했다. 반면 전북은 17.5p(81.8→64.3), 부산 12.6p(77.8→65.2), 전남 10.7p(75.0→64.3), 강원 8.4p(66.7→58.3), 울산 8.1p(69.2→61.1) 등 하락세가 뚜렷했다.

서울·경기와 비수도권의 분양 전망이 크게 엇갈린 것과 관련해 주산연은 "지속된 세제와 금융 규제로 다주택자들이 보유 부동산을 정리하고 가치가 높은 핵심 지역 우량 부동산 한 채에 집중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침체까지 겹쳤고,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악성 미분양 물량의 80%가 비수도권에 집중되는 등 부정적 시장환경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 중 실제 분양한 실적이 10가구 중 4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 예정 물량 총 1만2676가구 중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총 5385가구로, 공급 실적률은 42%에 불과했다. 직방이 지난 1월 31일 조사한 분양예정 물량을 지난 2월 27일 재조사한 결과다.

직방은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지속으로 수요자들의 청약 심리가 위축됐고 건설사는 분양 일정을 신중하게 조정했다"며 "전년보다 공급 예정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실적률 성적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달에는 26개 단지, 총 2만4880가구(일반분양 1만8712가구)의 분양이 예정됐다. 권역별로 수도권 1만8596가구, 지방 6284가구가 공급된다. 다만 수도권은 서울 분양이 없다.

분양업계에선 3월 분양 성수기에도 분양 실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경기 침체 및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권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면서 주택 매수세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서울 외곽 지역과 수도권, 지방은 여전히 거래가 위축된 상태로 지역별 양극화가 극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이달 예정된 분양 물량이 1·2월보다 늘었다고 하지만 시장에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많아 분양 일정을 조정하다 보니 분양시장이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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