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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력 채용 늘면 사회초년생 평생소득 5000만원 줄어"

입력 2025.02.04. 12:00
한은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보고서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천857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9천명(0.6%) 늘었다. 지난 2023년 대비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15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 2025.01.15.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경력직 채용 확대가 청년들의 취업 기회를 제약해 사회 초년생의 고용률과 취업 기간을 줄인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따른 비경력직 수요 감소로 첫 취업이 늦어지며 청년들의 생애 취업 기간이 평균 2년 줄고, 생애 총 소득이 5000만원 가량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청년층 취업을 위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경력 개발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현재 10% 수준에 불과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1년 후 정규직 전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4일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을 주제로 BOK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채민석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과 장수정 조사역이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신입보다 업무 경험을 갖춘 경력직 채용 증가 분위기가 청년층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담았다.

보고서는 우선 경력직 채용 증가가 기업의 경쟁력 유지와 업무 경험 있는 근로자들의 경력 개발 기회 확대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노동시장에 갓 진입한 청년들의 고용 상황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짚었다.

분석 결과 경력직 채용이 늘면서 비경력자들의 상용직 취업 확률(1.4%/월)은 경력자(2.7%/월)의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특히 경력이 짧은 20대 상용직 고용률은 30대와 비교할 때 17%포인트 낮은데 이 중 7%포인트는 경력직 채용 확대에 기인한 결과로 풀이됐다.

세부적으로 경력직 채용 확대로 비경력자의 취업 확률이 낮아질 경우 20대와 30대 모두 상용직 고용률이 하락했지만, 비경력자 비중이 높은 20대 하락폭은 44%에서 34%로 10%포인트를 떨어진데 반해 30대는 54%에서 51%로 3%포인트 낮아져 청년층 타격이 컸다.

이와 함께 첫 취업이 늦어지면서 생애 총취업 기간이 평균적으로 2년 줄어들고, 그로 인해 생애 총소득도 13% 하락한다는 결과도 도출했다. 사회 초년생이 30년간 경제활동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생애 총취업 기간은 평균 21.7년에서 19.7년으로 2년 줄었다.

이 결과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서 기대되는 평생 소득을 연 5%의 금리로 할인한 현재가치는 3억9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13.4%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더해 청년 취업 제한으로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면서 고용률이 더욱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저자들은 해결책으로 학교와 기업, 정부 등이 산학협력 프로그램, 체험형 인턴 등 교육·훈련 제도를 통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이 정규직 뿐만 아니라 진입이 용이한 비정규직에서도 경력 개발을 시작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1년후 정규직 전환 비중은 10.1%에 불과하다. 채 과장은 "청년들에 대한 취업 경험을 통해 직무에 대한 지식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고, 비정규직도 경력을 개발해 좋은 일자리로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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