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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 둔덕, 참사유족들 '눈 질끈'···손수건은 눈물 흠뻑

입력 2025.01.18. 15:10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 추모식 마친 유족들
여객기 충돌 콘크리트 둔덕찾아 애달픔 속 묵념
참사 21일째, 적막한 울음이 감도는 거대한 빈소
[무안=뉴시스] 최진석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 추모식을 마친 뒤 사고 현장을 찾아 유가족들과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하고 있다. 2025.01.18. myjs@newsis.com

[무안=뉴시스]이영주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일부터 21일이 지난 18일 오후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무안(務安)과 망운(望雲). '안락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구름을 바라는 마을'이란 뜻이 담긴 곳에서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다시 한번 지난해 12월29일을 떠올리며 눈물을 삼켰다.

정부 주관 합동추모식을 마치고 참사 현장을 찾은 유족 70여명은 여객기가 충돌한 19활주로 종단 로컬라이저(LLZ) 콘크리트 둔덕을 보며 애달픈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 어지럽게 널려있던 여객기 잔해는 말끔히 치워졌지만 부서진 둔덕은 참사의 상흔이 돼 흉물처럼 고스란히 남았다. 주황색 로컬라이저 안테나가 심어진 채 파손된 콘크리트 상판은 생선 가시같은 앙상한 철근을 드러낸 채 텅 빈 활주로를 지키고 있었다.

둔덕과 불과 5m 남짓 떨어진 자리에서 유족들은 처참한 광경을 차마 볼 수 없다는 듯 눈을 질끈 감는가 하면 꼿꼿이서서 고개를 숙인 채 하염없이 흐느끼는 유족도 있었다.

유족들이 모두 모이자 별도 헌화 없이 희생자들을 향한 1분30초 가량 묵념이 이어졌다. 처연한 묵념 사이로 애환이 스며들면서 현재진행형인 참사가 유족들의 마음에 또다시 사무쳤다.

[무안=뉴시스] 최진석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 추모식을 마친 뒤 사고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5.01.18. myjs@newsis.com

유족들이 챙겨온 빳빳한 손수건은 그새 살갗의 색이 비쳐 보일 정도로 눈물에 흠뻑 적셔졌다. 쓰린 가슴을 부여잡거나 애먼 하늘만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하는 등 참사 현장은 적막한 울음이 감도는 거대한 빈소가 됐다.

현장 방문 10여분만에 인사와 묵념 등을 마친 유족들은 별도 행사 없이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돌아갔다. 박한신 유족대표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등 국무위원·국회의원들과 차례로 악수·포옹했다.

귀국의 기쁨, 그리운 가족과의 재회에 부푼 기대감으로 가득찼어야 했을 활주로에는 유족들의 오열과 통곡만이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몰아치고 또 흩어졌다.

유족들이 바랐던 안락한 삶, 공항이 기대했던 구름을 바라는 마음도 2㎞ 남짓 길이 활주로에 멈춰서 지난해 12월29일에 묶였다.

앞서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만으로 착륙하려다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을 정면충돌하고 폭발했다. 사고로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숨졌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18일 오전 11시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5.01.18.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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