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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우리는 왜 항상 화나 있나

입력 2024.10.01. 17:16 수정 2024.10.01. 17:26
임태균 일러스트레이터
임태균 일러스트레이터.

살아온 시대가 다른 사람들이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바라보는 곳이 다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현 시대가 아니더라도 이런 상황은 거듭 반복돼 왔던 것 같다. 소위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서나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은 항상 그려진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러한 차이와 모순을 감당하는 것은 고스란히 젊은 세대의 몫이다.

권위주의가 익숙한 기성세대에게 배움과 변화란 아랫사람의 몫일 뿐이고, 본래 가진 것이 많아 지킬 것도 많은 자는 안전과 보수를 지향하며 기존 방식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가진 것이 적고 힘도 부족한 세대가 참고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떼는 이제 광고에도 희화적으로 나오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 젊은 사람들이 나이 먹은 사람들을 비꼴 때 쓰는 용어다. '나 때는 더 열심히 살았다느니, 나 때는 어땠느니' 하는 언어로 드러나기에 '라떼 꼰대'라 돌려 말하기도 하는 그 '라떼'다. 이 단어가 널리 알려진 후 2030은 비꼬기 위한 다른 은어를 사용하고 있다.

결국 온갖 괴리와 불합리에 분노하면서도 그냥 참거나 변화를 위한 도전을 하는 등의 노력은 젊은 세대에게 짐 지워진다. 때문에 계층, 계급, 성별 간 경쟁에서 그 어느 세대보다 불리한 위치에 처한 2030세대의 분노가 극심하다. 그 어느 세대보다 고스펙을 갖췄지만, 경력자 선호 현상에 오히려 최고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세대다.

부동산과 경제 환경은 매우 열악해져서 아무리 노력해도 내 집 장만은 멀기만 해, 눈 씻고 방법을 찾아봐도 계층 간 이동은 요원하다. 그렇기에 결혼, 출산, 취업, 주택 구매 등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도 많아서 소위 N포세대라 볼리기도 한다. 그렇기에 주택담보 대출이 풀리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저성장과 저출산의 시대에 우리나라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이후 더 어려워진 경제 사정에 자영업자들의 폐업과 줄도산,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전세사기 사건과 건축 경기 침체 등 많은 어려움 속에 각각의 세대들은 각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업난과 경제적 독립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큰 2030과 경력 정체와 자녀 교육 부담과 부모 공양에 대한 부담, 거기에 은퇴 후 경제적 불안, 건강 문제로 걱정이 많은 4050, 은퇴 후에도 일을 해야하는 재정적 어려움과 사회적인 고립에서 오는 고독감과 건강 문제에 시달리는 60대 이후의 노인까지 우리 사회는 전반적인 불안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회적인 불안과 피로 속에 방향을 잃은 분노가 엉뚱한 공격성으로 번져간다는 것이다. 계층, 세대, 성별, 지역, 기타 특성 등 자신과 다른 기준에 속한 이들을 가르고 비교하면서 분노와 증오를 쏟아낸다. 특히 이렇게 기준으로 사람을 나누다 보면 상대를 인격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며 그런 대상화가 깊어질수록 과감해 진다는 것이다.

최근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묻지마 폭행과 살인이 이러한 방향을 잃은 분노의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분노와 불만이 계속해서 분열로 이어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이고, 결국 우리는 이러한 갈등을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그렇기에 사회적, 정치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대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해 공감대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분노와 대립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모두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수사가 정치를 집어삼킨 정치 실종의 현 시대가 더욱 더 안타까운 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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