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일자리 근로자 주거 지원과 집값 안정을 위해 1만3천세대를 공급하는 산정지구 공공택지 개발이 쟁점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 국책사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도해 추진 중인 이 사업에 대해 '주택 과잉 공급' 등을 이유로 재검토 요구를 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이 최우선인 산정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반박이 나왔다. 또 공공개발 사업인 산정지구 개발을 막는 게 민간사업자에 도움 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광주 사정과 맞지 않아…다른 개발사업에 악영향"
산정지구 공공개발 사업에 대한 재검토 주장은 지난 27일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주경실련)과 조오섭 국회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광주 산정공공주택지구 어떻게 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날 조진상 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발제자로 나서 "산정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은 그린벨트를 대규모로 훼손하면서 다른 주택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광주 주택정책의 큰 흐름에 부합하지 않으며 전반적 주택 여건에 비춰 불요불급한 사안이라 사업추진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광주경실련 정책위원장이자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조 교수 주장의 핵심은 높은 주택보급률과 인구감소,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 예정된 택지개발사업 등이다. 조 교수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광주 내 주택수요는 약 5만8천165호이지만 공급은 14만2천호다. 그러면서 2030년 광주 주택보급률이 119.2%에 달해 주택 과잉이 예상된다는 것. 반면 광주시 인구는 향후 10년간 꾸준히 감소할 예정으로 산정지구 공공택지개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다른 주요 대규모 개발사업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게 요지다.
마찬가지로 이날 토론에 참석한 서재형 광주경실련 건축도시위원장도 "기존 광주시 도시계획에도 없이 급조된 이번 개발계획은 난개발"이라고 주장했다.
◆"사업에 대한 몰이해…광주에 공공주택 많지 않아"
반면, 오세규 전남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산정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오 교수는 산정지구 공공주택지구 개발 용역을 주도했으며 '동명동 문화마을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수행하는 등 주택·도시재생 분야 전문가다.
오 교수는 "주택공급률이라는 평면적 수치로 보고 반대를 하지만 산정지구 공공개발 사업지에 조성되는 주거 유형이나 주거 목표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산정지구 공공개발은 저소득층의 청년, 무주택 신혼부부 등 주거취약층과 광주형일자리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주택 성격이기 때문에 주택보급률이 아닌 공공주택 지표와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교수는 "현재 광주 전체 주택 속 청년과 근로자 등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양질의 주택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청년 세대 임대주택을 광주시가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데 국가가 나서서 해준다는 게 오히려 고마운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오 교수는 주택보급률 과잉을 이유로 산정지구 공공개발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산정지구 공급 세대를)10년간 공급으로 보면 1만3천세대를 만드는 것이고 1년에 1천300세대를 공급하는 것"이라며 "임대주택을 제외한 분양주택으로만 하면 1년에 1천세대도 안되는 숫자가 광주 주택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느냐"고 반박했다.
오 교수는 "산정지구 공공개발을 안 하면 민간사업자에게 더 활발히 재개발·재건축으로 수익사업을 하라고 인센티브를 주는 꼴"이라며 "LH가 이윤 남기지 않고 공공주택 위주로 저밀도·생태개발을 하는 것을 막을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주도 계속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는데 공급이 넘쳐야 집값이 떨어질 게 아닌가"라며 "산정지구 내 분양주택도 다른 민간사업지보다 저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가구 비중 높은 광주 "공공주택 비중 높여야"
실제 지난해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지역 및 계층별 수요를 고려한 공공주택 공급 관리정책 추진방향' 연구보고서도 오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광주 주택보급률은 105.3%이지만 장기공공 임대주택 비율은 10.2%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청년가구 비중이 높은 광주 등은 청년가구를 위한 행복주택 등의 공급 비율과 신혼가구를 위해 행복주택 및 신혼부부 우선 공급 비율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5~10평밖에 안되는 원룸, 소형주택 공급에 치중한 탓에 공공이 주거 여건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산정지구 공공임대주택은 청년 1인 가구 36㎡ (17평형), 신혼부부 84㎡(34평형) 등 광주형 평생주택 위주로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으로 최근 1년간 광주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429만1천원이다. 3.3㎡(평)으로 환산 시 1천416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 당 369만4천원으로 3.3㎡ 환산 시 1천219만원이다. 1년만에 분양가가 ㎡ 당 59만천원, 3.3㎡ 당 197만원이 오르며 기존 구축 아파트값도 동시에 상승하는 등 저소득 청년 등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