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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반도체팹 전력동맥 깐다···한전, 2031년 공급 속도전

입력 2026.08.04. 10:12
43㎞·345kV 송전망·변전소 2곳 신설…단계별 전력공급
황룡강변 활용·민원 최소화…비굴착 등 신기술도 적용
[전남광주=뉴시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한전)는 현재 건설 중인 신장성변전소와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연결하는 신규 송전망을 지방도 49호선인 '빛가람장성로'와 황룡강변을 따라 설치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황룡강변 송전선로 상상도' (이미지=생성형 AI 제작).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하는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 반도체 팹(Fab·생산공장) 4기 조성 계획이 확정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초대형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4일 한전 등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은 전력공급이 단 한 순간이라도 끊기면 생산 차질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전력망 구축은 산업단지 조성의 핵심 선결 과제로 꼽힌다.

정부와 한전이 전력 공급 시기를 기존 계획보다 최대 4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전은 광주 반도체 산단이 본격 가동되는 2031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협력사를 포함해 최대 6.28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전 6기 안팎의 발전량에 맞먹는 규모로 국내 산업단지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전력 수요다.

전력 수요는 2031년 1.57GW에서 시작해 생산라인 증설과 함께 단계적으로 증가한다. 2034년에는 삼성전자와 협력사 3.28GW, SK하이닉스와 협력사 3.0GW 등 모두 6.28G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한빛원전 계통과 반도체 산단을 연결하는 약 43㎞ 규모의 345킬로볼트(kV) 송전선로와 신규 변전소 2곳을 구축한다.

전력공급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1단계는 2031~2033년 신장성변전소에서 신광주 분기 송전선로를 활용해 약 4GW를 공급하고 2단계는 2033~2034년 산단 직결 송전선로를 추가 구축해 전체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핵심 거점인 신장성변전소는 장성군 일원에 345kV 송전선로 5.4㎞와 500MVA급 변압기 3뱅크 규모로 건설되고 있으며 내년 9월 준공이 목표다.

정부와 한전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입지 선정 절차 간소화, 인허가 협의 기간 단축 등을 통해 당초 계획보다 최대 4년 앞당긴 2031년 전력공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최근에는 지방정부와 한전,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출범시키며 인허가와 전력망 구축을 동시에 진행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이번 사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공사 기간을 줄이면서도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신기술 적용이다.

[전남광주=뉴시스] '교량형 송전선로' 설치 예시 그림. 한국전력이 송전선로 구축 시 강과 하천을 통과하는 구간에 기존처럼 하천 바닥을 굴착하는 대신 전용 교량을 설치해 송전선을 통과시키는 '비굴착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굴착 공정을 최소화해 환경 훼손을 줄이고 공사비와 공사 기간을 함께 단축하는 방식이다. 그림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실제 시공은 이미지와 다를 수 있음. (그래픽=한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전은 강과 하천을 통과하는 구간에 기존처럼 하천 바닥을 굴착하는 대신 전용 교량을 설치해 송전선을 통과시키는 '비굴착 공법'을 적용한다. 굴착 공정을 최소화해 환경 훼손을 줄이고 공사비와 공사 기간을 함께 단축하는 방식이다.

지하 전력구에 케이블을 한 번에 더 길게 설치하는 '장거리 케이블 포설 공법'도 도입한다. 케이블 접속부를 줄여 시공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고장 가능성을 낮춰 송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조립식 전력구' 기술도 확대 적용된다. 현장 타설 방식보다 공정이 단순해 공기를 줄이고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어 대규모 국가 기반시설 사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전남광주=뉴시스]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조립식 전력구' 시공 예시. 현장 타설 방식보다 공정이 단순해 공기를 줄이고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어 대규모 국가 기반시설 사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지=생성형 AI 제작)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선 선정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현재 건설 중인 신장성변전소와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연결하는 신규 송전망을 지방도 49호선인 '빛가람장성로'와 황룡강변을 따라 설치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기존 도로와 하천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 신규 마을 관통 구간을 줄일 수 있어 토지 보상과 민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저소음·무진동 시공이 가능한 기계식 수직구 굴착 장비도 함께 도입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전력 업계는 광주 반도체 팹 조성의 성패가 결국 적기 전력공급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전력망 구축 업계 관계자는 "광주 반도체 팹 4기를 뒷받침할 초고압 전력망 구축은 단순한 송전 시설 공사를 넘어 지역 첨단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는 국가 인프라 사업으로 평가된다"며 "전력망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완성하느냐가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을 가를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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