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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반토막' 시계제로 석유화학, 올해 어떻게 버틸까

입력 2025.02.04. 14:54
[여수=뉴시스] 여수국가산단이 밤낮할 것없이 24시간 가동되며 석유화학산업의 쌀인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업황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업계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8조9161억원, 영업이익 9168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1.46%,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75%나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지난해 매출은 27조1000억원이다.

여기에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까지 주요 4개사를 중심으로 석화업계는 대규모 공급 과잉, 업황 불황, 고유가가 겹치면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신사업도 지지부진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8271억원 적자로 전년 대비 137%가 감소했다. 한화솔루션도 3849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선전한 금호석유화학이 전년 대비 12.79% 감소한 영업이익 3131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4개사의 연간 실적과 추정치를 기준으로 하면 합산 영업이익이 179억원 수준에 그친다.

새해에도 여전히 영업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고, 반등 시점 전망이 쉽지 않기에 업계는 보수적인 스탠스로 경영 방향성을 잡고 있다. 투자를 축소하고,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결국 불황을 최대한 견디면서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며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LG화학은 "모든 비용은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제로베이스에서 면밀히 분석하자"고 한 신학철 부회장의 신년사처럼 모든 투자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업황 부진에 연간 설비투자(CAPAX) 규모도 2조원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당초 4조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했지만 축소했다. 양극재 생산 규모도 지난해에 이어 하향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부터 사업구조 개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효율화·슬림화에 집중하고 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주요국 보호무역 기조 심화 및 친환경 정책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심하겠다"고 올해를 전망하며 "고성장·고수익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 가속화, 3대 신성장동력의 내실강화로 확실한 경쟁우위 확보, 미래 준비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등 연구·개발(R&D) 과제의 사업 가속화 등을 통해 단기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중장기 성장성 또한 견조히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합성고무와 고부가가치 제품인 NB라텍스로 선전한 금호석유화학의 경우처럼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을 핵심 과제로 내세워 전환하고 있다. LG화학은 태양광 신소재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롯데케미칼은 자동차용 소재, 한화솔루션은 소독약 등에 활용되는 고순도 크레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 차원에선 지난해 12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통해 사업 매각,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재편 유인 등을 골자로 한 지원에 나섰으나 실질적인 실적 반등에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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