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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도 알 수 있는데?"···'年22.5억' 가성비 지적 받은 '생활인구' 데이터

입력 2024.11.08. 07:00
내년 생활인구 산정 데이터 구입비로 22.5억 편성
예정처 "돈 들여 분석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
[서울=뉴시스]89개 인구감소지역. (사진=뉴시스DB).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정부가 생활인구를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 구입 비용으로 매년 22억원 이상을 지출하겠다고 했지만, 비용 대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를 보면 행정안전부는 내년 생활인구 산정 데이터 구입비로 22억48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 대비 8억4800만원 증액된 규모다.

생활인구는 정주인구 외에 체류하는 사람까지 그 지역의 인구로 간주하는 개념으로 지방 소멸 시대에 대응할 새로운 인구 개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민등록인구 ▲등록외국인 ▲국내거소신고자 ▲통근·통학·관광 등의 목적으로 월 1회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른 사람을 행안부는 생활인구로 규정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역의 생활인구 파악을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분석 연구를 실시 중이다.

지난해에는 7개 지역의 생활인구 산정·분석 시범연구를 실시했고 올해와 내년에는 그 대상을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개 지역으로 넓혔다.

이런 식으로 매년 생활인구 현황을 파악해서 지자체의 인구 정책 수립에 활용되도록 한다는 게 행안부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 지역의 기지국에 기록된 이동정보, 신용카드 데이터 등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내년 22억5000만원을 지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예정처는 이 같은 생활인구 분석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발표된 생활인구 시범산정 결과를 보면, 행안부는 생활인구 유형 가운데 '관광' 유형이 다른 유형보다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또 '통근, 군인유형에서 체류인구의 남성 비중이 특히 높고 관광, 군인유형에서는 30세 미만의 비중이 타 지역보다 높다'는 분석 결과도 내놨다.

그 외에 '인접 시도의 등록인구가 가장 많이 체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군인유형은 타 시도의 등록인구가 체류하는 비중이 높다' 등이 제시돼있다.

이는 생활인구 분석을 굳이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들이고, 지자체가 정책을 짤 때 참고할 정도로 '유용한' 분석이라 보긴 어려운 셈이다. 예정처는 지자체들이 이미 해당 특성을 고려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분석 결과에서는 생활인구 특성에 따른 숙박 여부나 일수 차이, 주요 활동 지역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카드나 통신 빅데이터 분석 없이도 지역총생산(GRDP) 자료 등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이를 활용한 지자체 사례 역시 그 지역의 생활인구 분석 덕분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행안부는 지난해 생활인구 시범산정 때에는 확보한 데이터가 많지 않았고 오류 검증에 무게를 뒀기 때문에 상세한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분석에 활용할 신용카드 데이터 등을 추가로 확보한 상황이라 지역에서 보다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사업의 주 목적은 본격적인 산정에 앞서 기술적인 오류를 검증하고 제도를 홍보하는 것이었다"며 "시범 산정 당시에는 이동통신 데이터만 가지고 산정했기 때문에 체류 목적, 특성 등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이 어려웠지만, 올해부터는 지역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신용카드 데이터 등을 추가로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정처는 "전국 지자체의 월별 생활인구 산정의 비용 대비 실효성을 재검토하고 해당 정보에 대한 수요가 있는 일부 자치단체만 대상으로 보다 정책수립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생활인구 분석 내용을 포함해는 방식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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