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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돌아와다오" 제주항공 참사 49재, 눈물 속 영원한 작별

입력 2025.02.15. 13:26
타들어가는 유족 마음, 희생자 극락왕생 염원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49일째를 맞는 15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참사 49재 봉행에 참석하러온 한 유족이 합동분향소에서 오열하고 있다. 2025.02.15. leeyj2578@newsis.com

[무안=뉴시스]이영주 기자 = "언니들이 너 주려고 꽃 사왔어, 제발 돌아와줘…."

12·29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비는 49재 합동위령제가 봉행된 15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참사 49일을 맞는 내내 응어리져온 유족들의 그리움이 담긴 앙금은 이날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위령제 직전 합동분향소를 찾은 유족들은 희생자들의 영정을 허망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세차게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가까스로 제단에 국화를 바쳤지만 진정은 쉽지 않았다.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겨우 국화를 내려놓은 한 중년 여성은 동요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듯 끝내 큰 소리로 숨진 딸의 이름을 목놓아 외쳤다.

"내 딸아, 언니들이 꽃 사왔어, 제발 돌아와줘"라며 절규하다 힘이 빠진 듯 제단에 기대 눈물을 쏟아내며 통곡했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49일째를 맞는 15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리는 참사 49재 봉행에 참석하러온 유족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2025.02.15. leeyj2578@newsis.com

이 광경을 바라본 다른 유족들도 덩달아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꼈다. 다른 중년 남성은 차마 볼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린 채 하염없이 눈물을 닦아냈다.

위령제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유족들의 눈가는 마를 새가 없었다. 위령제 사이 진행된 처연한 묵념 사이로 애환이 스며들면서 현재진행형인 참사가 유족들의 마음에 또다시 사무쳤다.

한 유족은 위령제가 중계되는 화면을 똑바로 응시하지 못한 채 연신 침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다른 유족은 추모사를 읊던 박한신 유족 대표가 울컥한 듯 흔들리는 목소리로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하자 눈을 질끈 감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박 대표가 추모사를 마치며 "사랑하는 이들이여. 편히 쉬소서"라고 말하자 50대 여성은 손에 얼굴을 묻고 오열했다. 한 어린 아이는 고사리 손에 쥔 손수건으로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줬다.

생과 사가 여전히 실타래처럼 뒤엉켜있는 무안국제공항에서 유족들은 희생자들과의 준비되지 않은 영원한 작별 인사를 마쳤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49일째를 맞는 15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리는 참사 49재 봉행에 참석하러온 유족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2025.02.15. leeyj2578@newsis.com

앞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7C2216편)는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동체 비상착륙 도중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LLZ) 안테나 콘크리트 둔덕을 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숨졌다.

이번 참사는 1993년 7월26일 아시아나기 해남 추락 사고(66명 사망·44명 부상)보다도 사상자가 많아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인명피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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