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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은 거들 뿐···광주시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입력 2024.03.16. 19:21 수정 2024.03.19. 07:29
④관광·레저·여가에 지역상생까지…본격화된 복합쇼핑몰 3종세트
광주시 추진 사업들 2028년 점차적 완료
주거·업무·상업 복합…'15분 도시' 완성
고급 인프라·공간 조성으로 경쟁력 껑충
유례없던 4조원 투자유치 '도심 활력' 전망
광주신세계 터미널부지 개발 투시도.

■더 살기·즐기기·기업하기 좋은 광주로…민선 8기, 광주에 색을 입히다

#1. 이수연 씨는 광주 북구 임동의 49층에 달하는 사무실로 출근한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건축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이다. 바로 인근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어 걸어서도 10분이면 출근 끝이다. 빌딩 시민전망대 카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에는 '더현대 광주'와 '방직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옛 방직공장들과 시민들이 한가롭게 거닐고 있는 녹지들이 펼쳐져 있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더 저렴한 주거비에 못지않은 근무환경에 현 직장을 골랐는데, 당시의 선택에 다시 한번 칭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주말에 서울 친구들이 더현대에 놀러 온다고 했는데…. 어등산 집라인이랑 루지도 타봐야 할 테고, 동명동 맛집으로 가면 딱이네." 최근 광주가 전국적으로 뜨거운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요즘 광주를 오겠다는 지인들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한 때 낙후의 상징이었던 옛 전남·일신방직 공장 부지가 재개발을 거치면서 최첨단과 과거가 공존하는 곳으로 탈바꿈하면서 전국에서 방문객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광주가 '노잼도시'로 유명했다는 게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2. 부산에 거주하는 강태하 씨는 주말을 맞아 여자친구와 광주 여행을 떠났다. 생전 처음 가는 광주에 기대감에 잔뜩 부푼 채 몸을 실은 버스가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다다르자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파크'(가칭)가 나타났다. 최근 개장한 백화점답게 세련되고 웅장한 모습에 시선이 절로 쏠렸다.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에 자리 잡은 버스터미널에 내린 강 씨는 가장 먼저 백화점 F&B층으로 향했다. 목포 유명 맛집이 이 곳에 들어섰다는 소식에 미리 점 찍어둔 곳을 가기 위해서다. 전남 유명 맛집들의 향연에 행복한 고민이 이어졌다.

식사를 마친 강 씨는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오매나 팝업스토어'로 향했다. 광주 팝업스토어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한정판 인형을 사기 위해 전국에서 온 인파로 바글바글했다. 대기표에는 수백명의 예약자가 자신의 순서를 지키고 있었다. 강 씨는 기다리는 동안 옥상정원에 위치한 루프탑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다음 스케쥴을 확인했다.

도시철도 2호선을 타고 임동 챔피언스시티(가칭)으로 향한 뒤 49층 랜드마크타워 내 특급호텔에 체크인해야 한다. 이후 인피니티풀에서 휴식을 취한 후 저녁에는 바로 옆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기아타이거즈-롯데자이언츠 야구 경기를 관람할 계획이다.

위 사례는 다가올 2027년 광주의 모습을 상상한 이야기다. 민선8기 광주시가 뚝심 있게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이 완료되면 광주가 명실상부 호남의 수부 도시이자, 대도시다운 매력과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지방소멸이 가파르게 진행되는 한편 '삶의 질'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풍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변화에 맞서 광주시가 '집객력'이 뛰어난 복합쇼핑몰을 필두로 광주의 잠재력 있는 자원들이 덩달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돈 없어도 1조원 투입한 '고급 공간' 누린다

복합쇼핑몰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대형 쇼핑몰이 목표가 아니다. 음식점이나 스포츠 시설, 갤러리, 전시장들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하나의 공간에 통합해 '공간적 경험'을 극대화해 집객하는 게 목표다. 가격 경쟁은 이미 오프라인이 온라인에게 '완패'한 만큼, 오프라인이 살아남는 방법은 온라인에서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줘야만 한다. 복합쇼핑몰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셈이다.

특히 복합쇼핑몰은 도시 내에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시민들은 적은 돈으로 자본력이 극한으로 투입된 고급 공간을 향유할 수 있다. 커피 한잔 가격에 1조원 가량이 투입된 복합쇼핑몰 공간을 누릴 수 있다. 도시 간 복합쇼핑몰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이에 더해 공연이나 이벤트, 전시회 등이 열리면서 수준 높은 문화적 경험 또한 제공하면서 지역민들의 삶에 풍족함을 더해준다.

대형 유통시설은 자본력을 집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낙후한 도시를 재생하거나 도시의 핵심적 공간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의 중심이 된다. 이를 통해 매력적인 도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복합쇼핑몰의 높은 집객성으로 도시 내 거주자뿐만 아니라 인근 광역권, 나아가 국내외 거주자의 방문을 끌어내는 효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잘 만든 대형 복합쇼핑몰은 해당 도시의 '킬러 콘텐츠'로서 관광객을 끌어모으면서 도시 전 지역의 콘텐츠들이 덩달아 수요가 폭발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더현대 광주 조감도.

◆광주시의 뚝심…공공성 논란 '종결'하고 추진에 '탄력'

민선8기 광주시는 '복합쇼핑몰 3종 세트'를 앞세워 역동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옛 전남·일신방직 방직공장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더현대 광주'와 신세계백화점 확장을 위한 광주버스터미널 부지 매매 계약이 각각 최근 완료됐다. 신세계 계열의 '스타필드' 또한 광주도시공사와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토지매매 계약을 위한 계약금을 납부했다.

광주의 '밀린 숙제'이자 민선 8기 '강기정호'의 최대 공약사업인 복합쇼핑몰 사업이 모두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어차피 광주는 안된다'던 여러 대형 복합 개발이 동시 추진될 수 있었던 데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중심으로 한 민선 8기 광주시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랜 기간 대형 유통시설들이 광주에 들어서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공공성'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더해 상인 단체를 비롯한 기득권의 극렬한 '묻지마 반대'가 더해져 감히 공론화조차하지 못하는 성역으로 남아 있었다. 시민들의 '갈증'은 임계점을 지나 폭발 직전. 전국 특·광역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으로 인식되면서 도시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민선 8기 광주시는 정공법을 택했다. 출범 직후 공공성과 투명성, 신속성이라는 3대 원칙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3대 복합쇼핑몰 사업을 두고 공공성 확보에 주력했다.

그 결과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는 옛 전남·일신방직 공장 부지 도시계획 변경을 조건으로 한 사전협상에서 공공기여금 5천899억원을 확정했다. 신세계백화점 확장은 단순히 쇼핑몰 확장이 아닌, 낙후한 버스터미널 전체를 통합개발하는 안으로 선회하면서 버스터미널 선진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어등산관광단지에 들어설 스타필드 또한 '체류형 관광'을 위해 상업 면적은 줄이는 대신 관광 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방안으로 협약을 맺었다.

공공성을 확보한 광주시는 '속도전'으로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끌어냈다. 현재 광주에 예정된 복합쇼핑몰 관련 투자 규모만 4조원에 달한다. 아파트만 들어서던 광주에 유례없는 '투자 유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

◆광주시, 도시 핵심 자산 '전략적 추진'

특히 광주시는 복합쇼핑몰 사업을 도시에 필요한 자산을 만드는 전략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확장 사업은 터미널 복합화, 더현대 광주 입점은 '옛 전남·일신방직' 개발과 특급호텔 유치, 스타필드 입점은 관광단지 개발이 그것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전국에서 방문객을 끌어모으면 도시 내 막대한 부가기치 파급을 기대할 수 있다.

우선 광주시는 신세계백화점 확장 사업을 버스터미널 복합화 방식으로 추진한다. 기존 신세계백화점이 주차장 부지에 단독으로 건물을 신축하려 했지만 광주시와 신세계가 낙후한 터미널을 복합화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광주 버스터미널은 KTX 개통과 자차 이용 증가로 급격히 이용객이 감소하고 있던 터였다.

광주시는 신세계와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백화점 확장과 터미널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 27일 터미널 소유주인 금호그룹과 백화점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 또한 최근 금호고속㈜의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관련 자산을 4천700억원에 매입했다는 사실을 공시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는 유스퀘어 복합문화관 건물을 철거 후 새롭게 조성한다. 광주신세계는 갤러리를 비롯해 개방형 대형 서점, 옥상 공간, 루프탑 레스토랑, 펫파크 등을 새롭게 꾸민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터미널 복합화한 뒤 연계를 통해 광주의 '첫 얼굴'을 화려하게 탈바꿈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업무시설과 호텔, 전시장 등 다양한 각도로 개발한다.

◆그간 없었던 '규모의 경제' 실현된다

광주시는 광주 근대 산업문화유산인 전남·일신방직 공장 부지를 더현대 광주'를 중심으로 전략적 상업지구이자 관광지로 키운다. 자칫 옛 공장과 아파트만 남을 수 있는 공장 부지를 '더현대 광주'라는 복합쇼핑몰을 구심점으로 특급호텔과 랜드마크타워,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집적해 도시의 전략적 자산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광주시의 구상대로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광주 현지에 신설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토지 매매를 마쳤다. 더현대 광주는 다양한 팝업스토어와 전시, 엔터테인먼트 등의 공간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특히 '더현대 서울'(연면적 19만5천㎡)보다 1.5배 큰 규모로 지어짐에 따라 '규모의 경제'의 한계로 그간 광주에서 시도되지 못한 다양한 공간적 실험이 시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어등산관광단지는 대형 사업자들이 참가하지 않아 번번이 개발 계획이 무산됐던 악순환을 가진 곳이다. 광주시는 이 곳에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프라퍼티의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중심으로 도심 지척에서 '쇼핑·엔터·휴양·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한다.

광주시는 2030년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1차 개장, 2033년 최종 개장을 목표로 공사를 3단계로 구조화해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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