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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5주년] 기선 잡은 현대·속도 내는 신세계에, 롯데는 밀렸다

입력 2023.10.09. 17:47 수정 2023.10.09. 19:45
[광주 복합쇼핑몰 어떻게 돼 가나]
유통 3사 제각각… 기대감↑
현대, 실타래 풀며 뚝심 추진
신세계, 투트랙 전략 사업 윤곽
롯데, 다각적 검토 후 침묵만
더현대 광주 조감도.

광주에 복합쇼핑몰이 유치될 것으로 기대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신세계그룹·롯데쇼핑 등 유통 3사가 어떤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광주시가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기 위해 '복합쇼핑몰 신활력행정협의체'를 마련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유통 3사는 어떤 절차를 밟고 있는지,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는지 시선이 집중된다.

지난해 9월 광주시가 복합쇼핑몰 사업 제안서 신청을 받기로 공표한 것이 본격적인 복합쇼핑몰 유치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미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식화한 유통기업들은 광주시가 제시한 가이드 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광주시민들의 기대감도 서서히 증폭됐다.

1년이 지나자 상황이 조금씩 달라져 있지만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당시 유치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낸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최근 크고 작은 고비를 만났지만 속도를 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다만 복합쇼핑몰 유치에 어느정도 관심을 보이던 롯데쇼핑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관망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 공공기업 비율 협상 관건

복합쇼핑몰 유치에 불을 지폈던 현대백화점그룹은 당초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남·일신방직 부지의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사업자 휴먼스홀딩스와 광주시간 협상이 다양한 변수에 우려섞인 시선도 있다.

지난해 7월초 언론을 통해 복합쇼핑몰 유치 의지를 밝힌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서울'을 능가하는 '더현대 광주(가칭)'를 전남·일신방직 부지에 내놓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국제 규모의 특급호텔, 프리미엄 영화관을 들이고, 인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인의 거리'와 '역사문화공원'도 조성하는 등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 단지로 구성할 계획이었다.

같은해 11월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광주시 주관 신활력행정협의체 전체회의에서 '광주시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더현대 광주'란 주제로 '더현대 광주'의 비전과 사업추진 방향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를 통해 연간 방문객 3천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힌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광주'의 슬로건과 개발 콘셉트, 공간 구성 및 핵심 MD 유치 계획, 지역사회와의 상생 방안 등을 설명했다.

또한 광주시 등 호남권 전역은 물론 전국 단위 관광객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상상이 현실이 되는 '꿀잼도시' 광주시의 위상을 높이는데 '더현대 광주'가 일조해 나가겠다는 비전도 전했다.

특히 '광주의 변화는 더현대 광주로부터'란 슬로건을 바탕으로 '더현대 광주'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을 연간 3천만명 이상으로 정하고, 그 중 50%를 광주·전남지역 이외 국내 타지역이나 해외에서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가장 진화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압도적인 규모, 세계적인 건축가들과의 혁신적인 설계·공간 디자인, 국내 최고 수준의 MD 운영을 통해 '더현대 광주'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야구의 거리와 역사문화공원 등 초대형 복합쇼핑타운인 '챔피언스시티' 내 다양한 문화 콘텐츠 공간들과의 몰링(malling)의 시너지로 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사업지 내 부지 문제도 순조롭게 풀려갔다. 공장부지 내에 신축 아파트 세대수 조율을 비롯한 역사문화공원, 호텔 등을 짓는 계획 구상은 거의 다 마무리했다. 변수로 떠오른 부지 내 요양병원도 철거 수순을 밟으면서 토지 확보 문제도 해결했고, 아직 미지급한 토지 잔금도 모두 지급하는 등 하나둘씩 뒤엉킨 실타래를 풀어갔다.

다만 대규모 방직공장터 개발 과정에서 이뤄질 공공기여 금액에 대한 문제가 남았다.

전남·일신방직에 대한 공공기여 비율을 휴먼스홀딩스는 40%정도를 예상하고 있지만, 광주시가 60%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인 감정평가 금액 산정과 합리적인 공공부지 비율이 제시돼야 팽팽한 줄다리기를 멈추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국내를 대표하는 쇼핑·문화·관광명소로 불리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을 경험한 노하우를 살려 준비 중이다"며 "큰 차질 없이 '더현대 광주'를 광주에 안착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

◆신세계, '스타필드 광주' 계획서 제출

광주신세계의 확장·이전과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 등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최근들어 가장 속도감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오는 13일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3자 공모에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어등산관광단지에 관심을 보인 업체는 현재까지 신세계그룹이 유일해 사실상 변수가 없다면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은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방향에 대한 광주시의 대시민 발표 이후 신세계 프라퍼티가 1조3천억 원을 투자해 어등산에 그랜드 스타필드를 건립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안함에 따라 이뤄졌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지난해 12월 광주시에 제출한 '호남권 최초의 스타필드' 건립 제안서에 어등산에 연면적 53만 6천900㎡(약 16만평)규모의 부지에 쇼핑과 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휴양시설을 한곳에 모은 체류형 복합쇼핑몰인 '스파필드 광주(가칭)'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3자 공모는 사업의사를 먼저 밝힌 업체와 개발사업에 관심있는 또다른 기업이나 개인의 경쟁을 유도, 최적의 사업자 선정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접수된 업체가 통과 점수를 받으면 60일 내로 우선 협상 대상자로서 광주시와 협상, 올해 안에 사업대상자로 확정된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올해 안에 신세계프라퍼티가 '스타필드 광주'를 건립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광주신세계 확장·이전 사업을 골자로 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심의하기 위한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도 13일 열린다. 지난해 8월 신세계측이 신축·이전계획을 발표한 지 14개월만의 진척이다. 그동안 금호월드 등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었지만, 최근 광주신세계-광주시-금호월드간 상생방안 마련을 위한 3자 협의체 구성이 구체화되면서 인허가를 위한 심의 일정이 확정, 절차에 속도가 붙었다.

다만 광주신세계가 충족해야 할 ▲백화점 확장·이전시 기존 백화점 활용방안 제시 ▲지하차도 설치·기부채납 ▲공공보행통로 설치 ▲금호월드 등 주변 민원 적극 해소 등의 변수는 남아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지난해 지역 랜드마크로 '스타필드 광주'를 선제적으로 제안했고, 지금도 검토중에 있다. 공모일 기준에 맞춰서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 롯데월드 모습.

◆롯데, 대내외적인 환경에 관망

롯데쇼핑은 사실상 복합쇼핑몰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광주 내 점유율 확보가 절실한 롯데쇼핑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적은 변수에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쇼핑은 지난 3월 롯데쇼핑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광주지역에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리뉴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는 발언 이후 광주 복합쇼핑몰 출점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동안 복합쇼핑몰 유치를 위해 어등산, 양산동 롯데칠성 공장, 전남일신방직 부지에 이어 우치동에 위치한 광주 패밀리랜드 부지도 살펴보고, 시민들 입장을 고려해 프리미엄 아웃렛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등 다각도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최근에는 광주시와의 교류도 멈춘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한 경쟁구도로 인한 출혈 경쟁뿐만 아니라 자본줄이 돼 줄 롯데케미칼의 5분기 연속 적자와 롯데건설 등 건설사들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리스크 등 우려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물론 롯데쇼핑은 어등산관광단지 개발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작게나마 있지만, 현재 상태로는 신세계그룹이 제시한 그림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광주시민들의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초대형 테마파크 롯데월드는 광주시의 통큰 양보가 있어야만 그나마 꿈꿔 볼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유치를 위해 광주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사업자의 수입성과 공익성, 편의성, 투명성을 위해 절차를 지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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